
나비가 꽃에 앉아 꿈을 꾸니 인간의 꿈을 꾸었더라.
꿈 속의 인간이 나비 되는 꿈을 꾸니 깨어 있는 것은 누구인가.
冥導:유곽 -화류관-

[외관]
““어서 오세요.”.”
여인은 나비를 닮았다. 아마 그건 그녀의 머리에 얹은 금속 나비 장식, 아니면 허리에서 골반까지 타고 내려가는 나비와 꽃 덩굴이 얽힌 문신에도 나비가 그려져 있는 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여인의 나긋나긋한 손짓 자체가 나비의 춤과 닮아있었다. 그 싱그러운 몸짓이 그러했다. 그리하여 그녀를 처음 보는 자들은, 적어도 그녀의 예명을 듣지 못한 자들은 붉고 검은 나비 한 마리를 떠올리게 되어 그녀를 나비라고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은 어찌 찾으셨어요? 말을 해 보셔요."
나비를 닮은 여인은 언제나 찬찬히 눈을 깜빡였다. 친근히 나긋나긋 다가오는 손가락에는 바스락거리는, 검은 비단 소맷자락이 풍성하게 덮고 있었고, 그 밑에는 얇은 금가락지를 겹겹이 낀 손가락을 덮고 있었다.
그녀는 뜯어보면 그 곧은 보랏빛 눈매와 앳된 외모를 지니고 있어 소녀라고 불려도 될 만큼 어려 보였다. 허나 뚜렷하게 파인 쇄골을 살짝 감춘 검은 상의와 금박으로 나비의 날개를 두 겹으로 수놓은 붉은 치마는 허리 위에서부터 좁고 그녀의 몸매를 두드러지게 하며 몸을 감싸고 있었다. 정면에서 보면 치마가 온전히 다리를 감싸 하체가 드러나지 않지만, 치마를 옆에서 보거나 걸을 때 보면, 이 치마의 오른쪽은 골반까지 아예 트여있어 다유의 붉은 모란꽃 문신 일부분과 하얀 다리가 드러났다.자칫 너무 야할 수 있을 맨 다리가 보이는 붉은 치마에 겹겹이 두른 비치는 반투명한 천은 발끝까지 끌리며 단조로울 수 있는 치마에 반짝이는 빛과 한 단계의 가림막을 더해주었다. 풍성하게 주름진 덧치마는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낼 듯 따라 움직였으나 절대 소리를 내는 법이 없었다.
그녀가 이런 옷을 입고 발걸음을 옮길 때면 검붉은 장식을 얹은 나비가 머리 위에서 춤을 추었다. 이따금 치마를 우아하게 들어 올릴 때만 가녀린 다리와 새하얀 발을 감싸 맨 검은 비단신이 얼핏 그 모습을 보였으며, 곧 다시 가벼이 떨어지는 옷감에 가려지곤 했다.
여인은 제 나이보다는 어린 모습으로 보이곤 했다. 아마 또래보다는 조금 작은 키가 더 그리 보이게 했을지도 모르지만, 몸매를 노출시키는 옷과 그에 또 어울리는 몸매는 충분히 그녀가 그저 키가 좀 작은 스물 넘은 여인이라고 해도 다들 고개를 끄덕였으리라.
여인은 반요지만 눈이나 머리의 색은 보통 인간이나 요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살짝 불그스름한 기가 도는 검은 머리와 자주색 눈은 빛을 받으면 살짝 반짝이는 착시를 주기도 했다. 대신, 반요의 증거로 등, 날개뼈 쪽 나비의 날개가 있다. 두 팔을 벌린 것만큼 큰 날개이며 날개를 펼쳐 몸을 감쌀 수 있을 만큼 크지만 평소에는 새의 날개처럼 접어 등에 납작하게 붙이고 다닌다. 또한 옷이 기모노와 비슷한 만큼 옷에 크게 구멍을 내지 않는 이상 옷을 입고 날개를 펼칠 수는 없었다.
"나비는 결국 또 다른 나비를 쫓지요."
[다유]
예명: 여접 (흐르는 나비)
나이: 20
성별: 여성
키/체중: 160/56
요괴/요력
반요괴: 밤참새. (어머니쪽이 요괴였다)
요력: 작은 기방 하나 정도의 크기에 빛을 앗아 작은 공으로 만들어 옮길 수 있다. 다시 말해, 칠흑 같은 어둠을 불러올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이렇게 모은 빛을 방의 작은 초롱에 불빛을 넣어주기도 한다. 칠흑 같은 어둠은 최대한 반 시진까지 지속시킬 수 있으며, (30분) 이 공간에서는 시야와 소리는 완벽하게 차단되지만 촉각이나 미각, 후각은 평상시와 여전하다. 이 동안 인위적인 불빛을 가져오면 다시 방이 밝아지며 요력이 풀린다. 고로, 실상 다시 방 안으로 불빛을 가져오기 전 짧은 순간에만 쓸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cf. 밤참새에 대한 참조
밤참새란 코우치현(高知県) 하타군(幡多郡) 쿠로시오마을(黒潮町), 나카무라시(中村市),
아키군(安芸郡) 키타가와마을(北川村), 에히메현(愛媛県) 미나미우와군(南宇和郡)등에 전해지는 조류 요괴입니다.
쿠로시오마을이나 나카무라시에서는 밤참새의 울음소리에 홀리는 것을 불길하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멍청하게 밤참새를 잡아버리면 야맹증에 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키군(安芸郡) 키타가와마을(北川村)에서는, 밤참새는 검은 나비같은 것이라고 하여,
「챳,챳」하고 울면서 품안이나 우산 속으로 들어오는데, 이 울음소리가 너무도 시끄러워 가던 길을 못 가게 만든다고 합니다.
이럴 때에 마음을 조용히 가다듬으면, 나비가 저절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출처] 일본 요괴들을 탐구해보자。09 - 밤참새 (夜雀)|작성자 후유닛
성격:
외모는 살짝 장난기 있게 생겼어도 나긋나긋하고 대체로 유하다.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살짝 골리는 면이 있기도 하다. 기본적으로는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으며 대범하지는 않지만 기녀답게 손님들과의 대화를 즐긴다. 호기심이 있어 대체로 먼저 말을 거는 편이며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적절히 대화를 리드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주 어릴 적,, 소녀였을 때, 능청은 원래 잘 못 떠는 성격이었지만 유곽에서 지내며 배웠다. 때론 수줍은 척하며 손님들에게 다가갈 때도 있지만 십중팔구 사소한 내기 때문에 장난을 거는 것이다. 화는 내지 않는 편이며 조근조근한 말로 타이르거나 사소한 골탕을 먹이고 웃어넘기는 것이 그녀의 방식이다. 그녀의 기명, 흐르는 나비처럼 유유자적하며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
특징:
자신이 반요라는 사실을 숨기고 다니는 것에 능하다. 인간과 요괴 틈 사이에 섞여들어가는 것에 능하다고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요괴적인 면모, 날개를 접어 숨기고 다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인간계에서 여러 해 동안 여행을 다녔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기 입으로는 부인하지만, 금이나 반짝이는 장식, 호화로운 것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경향도 보인다. 그만큼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 춤과 노래, 그리고 악기를 다루는 것 중 가장 능한 것, 그리고 자신 있어 하는 것은 춤이다. 노래 실력은 그럭저럭. 하지만 가끔 흥얼거리고 다닐 정도는 된다. 붉은 계열의 옷을 자주 입으며 머리 장식으로는 붉은 앵두가 달린 나뭇가지와 나비 장식을 꽂고 다닌다. 그녀의 곁에서는 꽃의 향보다는 달콤한 과일 향에 가까운 향이 풍긴다.
어머 라고 말하며 살짝 입을 가리는 버릇이 있고, 춤추는 몸짓으로 걷는다. 아름다운 것을 매우 좋아하며, 특히,,붉은 계열의 꽃이나 새를 매우 좋아한다. 오죽하면 고민이 있을 땐 몇 날 며칠을 꽃 하나, 새 한 마리를 감상하며 지낼 때도 있다.
점을 칠 줄 안다. 원래는 새점을 치는 것을 잘 하지만, 그냥 점도 그럭저럭 볼 수 있으며 재미로, 간간이 진지하게 점 보는 일에 임하기도 한다.
배경:
소녀는 항상 울고 있었다.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는지는 모른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
기억이 나는 저어 먼 옛날까지도, 그녀는 혼자였다. 소녀의 첫 기억은 하얀 소복을 입고 종종걸음으로 숲 속을 걷는 기억이었다. 자그마한 날개를 꺼내어 파르르 떨며 차운 공기를 떨친 아이는 따스한 손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손이 제 손을 마주 잡아주지는 않았다. 작은 손이 큰 손을 꼭 잡은 채로, 둘은 외곽 진 산길을 걸었다.
주변 풍경이 시렸다. 고개를 들자 하늘은 키 큰 앵두나무에 열린 붉은 열매들이 가득했다. 아이는 그 또래 나이의 아이들이 으레 그러하듯, 붉은 열매들에 매료되어 따스한 손을 놓았다. 소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밤까치가 우는 짙은 밤이었고 그녀는 혼자였다. 손을 잡아주었던 따스한 존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숲 속에 내려앉은 밤 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가냘픈 소리로 울어보아도 아는 이는 그녀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
이것이 소녀의 첫 기억이었다.
반요인 그녀는 요괴의 땅에서 태어났지만 곧 버려져, 산속에서 살았다. 나비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어린아이에게 요괴들은 따스한 동정 대신 돌을 던졌다. 어린아이는 혼자였으며, 어린 반요는 좋은 놀림감의 대상이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생존하는 것, 그뿐이었다.. 그녀는 좋은 놀림감이었으며, 멸시의 대상이었으나 소녀는 다른 곳으로 도망칠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다. 그녀의 세계는 봄꽃과 눈이 어우러진 깊은 산이 전부였기에.
그런 그녀를 찾아낸 것은 한 떠돌이였다.. 그가 요괴인지, 반요인지 소녀는 아직도 모른다. 다만 요괴의 세상에 있었기에,그리고 중간계의 다리가 열리는 때에만 그 땅을 밟았기에, 반요보다는 요괴라고 짐작할 뿐이다. 가엾은 소녀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주마, 하고 손가락을 걸어 약조한 떠돌이는 말없이 자신을 내려다보았다. 울지 말라고 하며 머리에 얹은 손이 따스했다. 그리고는 곧 꼬까신을 가져와 그녀에게 신겼다. 중간계를 밟고, 화려한 사 층짜리 배를 지나, 그 옛날 어느 사람이 그러하였듯 손을 잡고 세상 구경을 시작했다. 소녀가 처음으로 본 넓은 세상은, 붉디 붉은 유곽인 셈이다. 그녀는 인간계의 땅을 밟을 때까지, 회색 강에 아른거리는 붉은 배를 빠안히 쳐다보고 있었다.
떠돌이는 소녀를 가엾게 여겼지만 절대 친절한 이는 아니라, 어린 소녀를 구타할 때도 있었고 구걸시킬 때도 있었다. 떠돌이는 점을 볼 줄 알아 새를 대리고 점을 치는 것을 즐겨 했다. 그것은 둘의 밥 벌이었고, 또 유흥이었다. 아이는 그에게서 새를 치는 법을 배웠고, 또 점을 보는 법을 배웠다. 물론 잘 맞지는 않지만, 재미 삼아 이따금 손님들의 점을 봐주는 것이 지금 소녀의 소소한 취미가 되었다. 둘은 여러 곳을 다녔다. 그리고 밤이면 여러 대화를 나누고 했다. 어린아이와 말 수 적은 어른이 나눌 대화가 무엇 많이 있겠냐만은, 그들은 아주, 아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다행히도 소녀는 크면서 고운 여인으로 자라났고, 떠돌이는 그녀를 예전만큼 구박하지는 않았다. 이따금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여인을 바라보기는 하였으나, 그 시선의 의미를 아직 어린 소녀는 알지 못 했다. 그의 곁을 떠난, 노오란 달맞이꽃이 한가득 피었던 밤까지도, 그녀는 단순한 동정, 그 이상을 담았던 시선의 의미를 묻지 못 했다.
그의 곁을 떠난 것은 십오 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였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나비의 날개가 다 마르면, 날아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마치 오늘 밤에는 산책을 하자는 말을 꺼내는 어투로, 그녀는 떠돌이에게 작별을 고했다. 조금 지친 몸을 이끌고 반요는 다시 중간계로 돌아왔다. 그녀의 동족이 사는 곳, 가라앉은 땅에는 어릴 때의 아른거리는 붉은 유곽이 있었다. 모든 일의 시발점. 그녀는 아른거리는 눈에 유곽을 담았다.
다시 시작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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